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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월 18일(금) - 제39일 씻어 낼 수 없는 손

      날짜 : 2025. 04. 18  글쓴이 : 이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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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월 18일(금) 제39일
        <씻어 낼 수 없는 손>
        *마태복음 27:24절
        “빌라도가 아무 성과도 없이 도리어 민란이 나려는 것을 보고 물을 가져다가 무리 앞에서 손을 씻으며 이르되 이 사람의 피에 대하여 나는 무죄하니 너희가 당하라.”
        예수님이 유대 지역을 다스리던 로마의 총독 빌라도에게 재판을 받으러 가신 시각은 금요일 이른 오전이었습니다. 로마 관리들은 보통 새벽에 업무를 시작하여 점심 정도에 하루 일과를 마쳤지요. 빌라도 앞에 선 갈릴리 나사렛 출신의 한 청년, 당시 흔한 ‘예수아’라는 이름을 가진 그 청년은 스스로를 왕으로 불렀다는 혐의로 고발되었습니다. 유대 지도자들은 예수가 로마의 지배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갈릴리와 유대에서 소동을 일으킨 적이 있다며 죄목을 열거했습니다. 로마의 총독이라면 민감하게 반응할 만한 내용인데, 빌라도는 그들의 고발에 진실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은 듯합니다. 그렇게 위험한 인물이라면 자신이 진즉 알았을 테니까요.
        평소 같으면 곧바로 유대 지도자들의 원하는 대로 하라고 했을 겁니다. 그런데 그의 아내가 재판 중 사람을 보내 “그 옳은 사람에게 아무 관여도 하지 마세요.”라는 말을 전했습니다. 하여 빌라도는 나름 애를 씁니다. 마태복음을 보면 빌라도가 유대 혁명 운동을 하던 바라바라는 죄수 대신에 예수님을 놓아주고 싶어한 듯합니다. 그러나 유대 지도자들과 그들에게 선동된 사람들은 바라바가 아니라 예수가 십자가형에 처해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빌라도는 유대인들의 강력한 요구에 직면했고, 또 민란이 일어날 징조도 보았습니다. 역사가들이 보도하는 빌라도라면 자신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기꺼이 폭력을 행사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쉬운 편을 택합니다. 아마도 이렇게 생각했겠지요. ‘예수라는 나사렛 촌놈의 목숨이 무에 그리 중요하단 말인가, 아내가 전해준 꿈 이야기가 다소 찜찜하긴 하지만 어차피 살인의 의도와 진행은 저 유대인들의 주장 아래 시행되는 것 아닌가.’ 결국 빌라도는 무리 앞에서 손을 씻고는 “나는 이 사람의 피에 대하여 책임이 없으니, 여러분이 알아서 하시오.”(마27:24b)라고 말합니다.
        그 후로 2,000년이 흐른 오늘날, 매주 수십억 명의 그리스도인이 사도신경을 통해 빌라도가 예수님에게 고난을 주었고,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였다고 고발합니다. 왜 그런가요? 그에게 최종 사형 판결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빌라도는 그 당시 무리 앞에서 손을 씻고 자신의 무죄함을 주장할 수는 있었지만 하나님과 역사 앞에서는 피 묻은 손을 결코 씻어내지 못했습니다. 우리의 손도 살펴봅시다. 이러저러한 변명으로 애써 부인하지만 우리도 씻을 수 없는 무언가를 갖고 있지는 않은가요? 빌라도와 같은 위치에 있지는 않지만, 우리 삶의 범위 안에서 우리 손은 어떤한가요?
        <같이 하는 기도> 주님, 우리가 빌라도의 법정에 있었다면 어느 자리에 있었을지 생각해봅니다. 주님을 죽이려고 혈안이 된 유대지도자였을까요? 고함치는 군중이었을까요? 도망친 제자였을까요? 아니면 무리 앞에서 손을 씻은 빌라도였을까요? 사시때때로 우리 손을 살피며, 우리 손에 씻을낼 수 없는 피를 묻히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하소서. 주님이 십자가에 달리신 이날, 애통하며 회개합니다.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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